어제 클라이언트 미팅을 다녀왔다.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스콥에 로고 변경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로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파란색은 피해주세요"였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지금 클라이언트가 속해 있는 산업에서 절반에 가까운 브랜드들이 파란색 로고를 쓰고 있단다. (웃긴 포인트는 지금 클라이언트의 로고색도 파란색이었다.) 이렇게 특정 산업에서 하나의 컬러에 로고가 몰리는 이유는, 각각의 컬러가 고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주로 색채심리학에서 기반한 것으로, 색채심리학은 색이 사람의 감정, 행동,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주로 브랜드 컨설팅을 할 때에는 이러한 색채심리학을 기반으로, 브랜드가 소구하고자 하는 가치에 적합한 컬러를 사용하게 된다.

금융/보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는 파란색이다. 파란색은 주로 신뢰, 안정, 전문성, 이성을 의미한다. 금융/보험 분야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재화인 '돈'을 다루는 산업이고, 모든 것이 숫자와 같은 정량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신뢰나 이성이 강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F&B 산업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컬러는 빨강색과 주황색이다. 이 두 색은 주로 열정, 에너지, 활기를 의미한다. 음식을 섭취하면 포만감이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활기를 의미하는 두 색을 사용하게 되며, 빨간색은 식욕을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내는 컬러는 초록색이다. 초록색은 자연, 건강, 신선함, 안전 등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환경 운동 네트워크인 Greenpeace, 미국의 신선식품 중심 대형마트인 Whole Foods, 그리고 세계적인 농기계 제조회사인 John Deere 모두 친환경, 신선함, 그리고 자연 등을 의미하기 위해 초록색을 사용한다.

럭셔리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는 검정색이다. 검정은 주로 권위, 세련됨, 고급, 정통성 등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에루샤+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디올) 중 에르메스를 제외한 세 브랜드들이 검정색 컬러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컬러가 가지는 의미는 꼭 브랜드 뿐만 아니라 옷을 입을 때도 적용된다. 가끔 어떠한 색의 옷을 입을지 고민될 땐 오늘의 TPO와 어울리는 가치나 이미지,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컬러를 연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컬러가 지니는 대표적인 의미들은 절대, 절대적이지 않다. 산업에서 사용되지 않은 차별적인 컬러를 가지고, 우리 브랜드만의 히스토리를 쌓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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