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클라이언트에게 1차 결과물에 대한 PT를 하고 왔다. 회의실에 들어갈 때부터 클라이언트들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시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경쟁 브랜드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지속적으로 네거티브 마케팅을 건다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대응법을 말해주고,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광고에서 경쟁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깎아 내리던 낭만의 시대가 생각났다. 몇 가지 재미있던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광고는 이미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재생)
첫 번째 소개할 사례는 펩시 vs 코카콜라 사례이다. 2000년대 초반 광고로 한 소년이 자판기에서 코카콜라 두개를 뽑는다. 이후 코카콜라 두 개를 땅에 내려놓고 이 코카콜라를 밟고 올라가는데, 알고 보니 펩시를 뽑는 버튼까지 손이 닿지 않아 코카콜라를 발판으로 이용한 것이었다. '코카콜라 = 펩시를 뽑기 위한 발판'이라는 인식으로 자연스럽게 코카콜라를 깎아내렸다.

두 번째 소개할 사례는 BMW vs Benz의 사례이다. 이 광고는 케이프타운의 유명한 해안 도로인 챕먼스 피크 드라이브(Chapman's Peak Drive)를 배경으로 한다. 이 도로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114개의 급커브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운전하기에 매우 위험한 구간으로도 유명하다. 1988년, 한 남성이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운전하다가 이 도로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차량의 안전성 덕분에 생존한 사건이 있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차량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이에 BMW는 같은 도로에서 자사의 차량이 급커브를 무사히 통과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제작하며 응수했는데, 광고의 마지막에는 "Doesn't it make sense to drive a luxury sedan that beats the bends?"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직접적인 의미는 "급커브를 이겨내는 고급 세단을 운전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요?"지만, Bends를 Benz로 해석한다면 "벤츠를 이기는 고급 세단을 운전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요?"라는 의미를 지닌다. 너무나 재미있는 광고였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는 비교 광고가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결국 반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세 번째 사례는 맥도날드 vs 버거킹의 사례이다. 선공은 맥도날드였다. 2016년,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 브리우드(Brioude)에서 맥도날드는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여 가장 가까운 버거킹 드라이브스루까지의 경로를 상세히 안내했다. 이 광고판은 버거킹 매장까지 258km에 달하는 복잡한 경로를 보여주었고, 그 옆에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는 단 5km 거리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광고판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광고 마지막에는 "With more than 1000 McDrive, McDonald's is closer to you"라는 광고 카피와 함께 버거킹 대비 뛰어난 접근성을 강조했다. 버거킹의 반격도 인상적이었다. 광고에서 부부가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커피만 주문하며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253km 떨어진 버거킹 매장이었다. 광고 카피는 "와퍼를 즐기기 전까지 겨우 253KM. 어디에나 있어줘서 고마워요 맥도날드"였다. 맥도날드를 버거킹을 찾아가기 전까지의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커피를 구매하는 브랜드로 전락시켜 버렸다.

이전에는 이렇게 상대를 직접적으로 깎아내리는 광고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모두 진지해져서인지 이러한 재치 있는 광고를 보기가 어렵다. 이러한 광고들이 다시 유행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광고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경쟁 브랜드를 열받게 할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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