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운동화가 1,000만원을 호가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사실이다. 나이키와 디올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었던 Jordan 1은 출시된 지 거의 5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이즈가 1,000만원 정도의 가격에 리셀되고 있다. '나이키 운동화를 1,000만원에?'라는 생각이 들만하다. '디올이라서 그렇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디올의 운동화 대부분은 150~200만원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이렇게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열광하고 공급자 (브랜드)들이 콜라보레이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주고도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은 수량이 제한적이고, 특정 브랜드 간의 콜라보레이션은 일회성인 경우가 많다.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소비자에게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위의 나이키 x 디올과 유사한 사례로, 나이키 x 루이비통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치솟았다. 나이키와 루이비통은 Air Force 1을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내놓았는데, 그 수량이 약 200켤레에 불과했다. 또한 이 제품은 스트릿 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설립자이자 루이비통 최초의 흑인 디렉터였던 버질 아블로의 유작이었다. 당연히 '이번이 아니면 평생 다시 볼 수 없는 제품'이 되었고, 이 제품 역시 출시된 지 5년이 다되어 가지만 대부분의 사이즈들이 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각 브랜드들이 지니고 있지 못했던 부분을, 혹은 약점이라고 여겨졌던 부분을 서로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니클로와 Lemaire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인 Uniqlo U이다. Lemaire는 에르메스의 전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Christophe Lemaire가 설립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 "Quiet Luxury (조용한 럭셔리)"를 지향한다. 이러한 Lemaire와 유니클로의 협업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LifeWear"라는 철학 하에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일상복을 만들어내지만 '저렴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 유니클로는 Lemaire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확보한다. 고유의 디자인 철학으로 열광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중성이 부족했던 Lemaire는 유니클로와의 협업을 통해 본인들의 디자인을 대중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이렇듯 콜라보레이션은 두 브랜드 모두에게 Win-win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에게 '타겟 고객의 확장'이라는 거대한 이점을 제공한다. 앞서 이야기한 나이키만큼이나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미국의 스트릿 브랜드 '슈프림'이다. 1994년 설립된 슈프림은 원래 “By skaters, for skaters”라는 브랜드 지향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한정된 타겟을 지닌 브랜드였다. 시간이 지나며 '스트릿 브랜드'로서 브랜드 방향성을 확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타겟 고객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루이비통/스톤아일랜드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 나이키/반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패션 브랜드를 넘어 Zippo, Braun과 같은 일상, 가전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슈프림은 그들의 타겟 고객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콜라보레이션은 제한적인 우리 브랜드의 고객 베이스에 콜라보레이션을 함께 진행하는 파트너 브랜드의 고객을 더할 수 있게 해준다.

콜라보레이션 브랜딩은 이렇듯 우리 브랜드의 약점을 보완하고, 브랜드의 타겟 고객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지금 당장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꾸기 어렵고, 또 고객층을 늘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믿음직한 파트너에게 기대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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